환자 여권은 어떻게 희귀질환 환자의 소통 문제를 해결할까?
- 인사이트 | 25. 10. 27
“어느 과를 가든, 어느 병원에 가든… 매번 저희 아이 상태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설명해야 해요.”
“응급 상황인데, 제 병을 모르는 의료진에게 핵심을 전달하기가 너무 어려워요.”
“익숙하지 않은 질환이라, 제대로 설명할 자신이 없어요”
희귀질환 환자와 보호자들은 ‘진단 방랑’만큼이나 고통스러운 ‘소통의 방랑’을 겪습니다. 최근 유럽(영국 케임브리지 희귀질환 네트워크, CamRARE)에서 진행하고 EJHG지에 게재된 한 연구는 이 절박한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합니다.
바로 ‘희귀질환 환자 여권(Patient Passport)’입니다.
환자 10명 중 9명, “설명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씁니다.”
연구팀은 환자 여권을 배포하기 전, 157명의 환자 및 보호자(보호자 53.5%, 환자 본인 46.5%)에게 물었습니다. 그 결과는 희귀질환 환자들이 겪는 ‘소통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 명확히 보여줍니다.
- 96.2% (151명)가 새로운 의료팀에게 자신의 의료 정보와 치료 요구 사항을 설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소비한다”고 답했습니다.
- 58.6% (92명)는 이 과정을 “상당히 또는 매우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환자들은 이미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자 고군분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핵심 정보가 담긴 공식 문서가 도움이 될까요?”라는 질문에 99.4% (155명)가 “그렇다”고 응답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환자 여권’은 무엇을 담았나?

이 연구에서 사용된 환자 여권은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설계했습니다. 단순한 진단서가 아닙니다. 환자의 모든 것을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정보가 담겼습니다.
- 기본 정보: 개인 정보, 비상 연락망
- 핵심 의학 정보: 정확한 진단명, 의료 및 응급 의료 기록
- 환자 중심 정보: ‘치료 선호도’ (환자가 어떤 치료를 선호하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18주간의 사용, 그리고 놀라운 변화
여권을 실제 사용한 55명의 환자/보호자가 평균 18주(약 4~5개월) 후 다시 설문에 응답했습니다. 이들 중 85.5%가 실제 진료 과정에서 여권을 사용했습니다.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 72.2%가 여권 덕분에 낯선 의료팀에게 의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더 쉬워졌다”**고 답했습니다.
- 64.2%가 낯선 의료팀을 만났을 때 “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 여권을 사용해 본 환자들의 92.5%는 “앞으로도 계속 이 여권을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환자 여권은 환자가 ‘설명해야 하는 대상’에서 ‘정보를 갖고 소통하는 주체’로 바뀌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의료진의 시선: “소통이 개선됩니다.”
그렇다면 의료진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31명의 의료 전문가(HCP)가 설문에 참여했습니다. 이들 중 32.3%(10명)는 실제 임상에서 환자 여권을 접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경험 유무와 관계없이, 의료진들은 환자 여권의 가장 큰 이점으로 “의료진과 환자/보호자 간의 의사소통 개선”을 꼽았습니다. 환자가 겪는 소통의 장벽이 의료진에게도 효율적인 진료를 막는 장벽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미 전 세계 53개국에서…
이 희귀질환 환자 여권은 단순히 하나의 연구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 연구가 발표되기 전(2023년 11월 기준)까지 이미 전 세계 53개국에서 1,600명 이상이 이 여권을 신청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희귀질환 환자 여권은 환자에게는 반복적인 설명의 부담을 덜고 자신감을 주며, 의료진에게는 짧은 진료 시간 내에 환자의 복잡한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요약본’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변화들이 점점 공식화되어 어떤 환자도 소통의 방랑을 해소하는 도구가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포스트가 마음에 드셨나요?
유용한 포스트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 보세요

Sookjin Lee
기술 및 시장 통합 전문가 | 글로벌 헬스케어 혁신 유전체 데이터 기반 의료 분야에서 15년 이상 경력을 쌓은 저는 좋은 기술을 시장 요구에 맞춰 영향력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전문 지식을 시장 눈높이에 맞춰 전달하고, 새로운 시장으로의 확장을 촉진하여 더 나은 삶을 살게 만들고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