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업데이트에 따라 진단은 계속 확장된다 – 사례로 살펴보기
- 유전자 검사 | 25. 12. 03
유전체 검사는 한 번 시행한다고 끝나는 검사가 아닙니다.
오늘은 두 가지 사례를 통해, 왜 유전체 분석에서 임상 정보 추가 및 확인이 중요한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임상은 변하고, 해석은 진화한다 — 재분석(Reanalysis)의 힘
임상 정보가 업데이트되면, 같은 유전체 데이터라도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아래 두 사례는 ‘임상 정보 업데이트’가 해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매우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Case 1 — NF1 단독에서 NF1 + FANCA(dual diagnosis)로
📌 초기 분석(2023년)
환자는 다음과 같은 증상으로 유전체 검사를 받았습니다.
- Epilepsy
- Hydrocephalus
- Strabismus
- Café-au-lait macules
- Axillary freckling
- Optic glioma
이는 신경섬유종증 1형(NF1)의 전형적인 임상 양상입니다. 실제로 NF1 유전자에서 병원성 변이가 확인되어 NF1 단독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같은 분석에서 FANCA 변이 2개도 발견되었으나, 당시에는 상염색체 열성 질환인 Fanconi anemia를 시사하는 임상 소견이 전혀 없었고, 또 두 변이가 같은 염색체(cis)에 위치 할 가능성도 있어 보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 임상 업데이트(2024년 1월)
1년 후, 주치의가 새로운 정보를 보냈습니다. “Fanconi anemia가 의심됩니다.”
이 한 문장은 FANCA 변이를 다시 들여다볼 충분한 근거가 되었습니다.
📌 재해석 결과
초기에 검출된 FANCA 변이 두 개는 서로 다른 부모에게서 각각 물려받은 복합이형접합(compound heterozygous)일 가능성이 높았으며, 이번에는 환자의 임상 변화가 FANCA 관련 질환과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습니다.
따라서 환자 진단은 NF1 단독 → NF1 + FANCA(Dual Diagnosis) 으로 확장되었습니다.
Case 2 — ARHGEF9 단독에서 MOCS1 변이 재조명으로
📌 초기 분석(2022년 10월)
환자의 주요 증상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Stroke-like episode
- Seizure
- Microcephaly
분석 결과 ARHGEF9 유전자에서 병원성 변이가 확인되어 보고되었습니다.
이때 MOCS1유전자에서도 두 변이가 검출되었지만, MoCD(몰리브덴 보조인자 결핍증)의 전형적 소견이 없었기 때문에 의미 있는 조합으로 판단되지 않아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 임상 업데이트(2024년 10월)
주치의가 생화학 검사 결과를 보내왔습니다. “요산이 매우 낮고, sulfocystine이 상승했습니다.” 이 조합은 MoCD의 매우 전형적인 생화학적 특징입니다.
📌 재해석 결과
초기에는 의미가 불분명했던 MOCS1의 Likely Pathogenic(LP) + Variant of Uncertain Significance(VUS) 조합이 새로운 임상·생화학 정보와 정확히 부합하게 되었습니다.
보고서는 ARHGEF9 단독 → ARHGEF9 + MOCS1 의심(추가 평가 필요) 로 업데이트되었습니다.
🔍 두 사례가 말해주는 것
두 환자 모두 초기 분석에서 이미 병원성 변이가 확인되어 ‘진단된’ 상태였지만, 시간이 지나 임상 정보가 추가되면서 의미 없던 변이들이 새롭게 조명되었습니다.
이처럼 증상 업데이트로 인한 재분석은 여러 형태로 나타납니다
- POS → POS(dual diagnosis, 또는 확장 진단)
- initial NEG → 이후 VUS로 상향
- 많은 분들이 가장 드라마틱하다고 생각하는 NEG → POS
실제 쓰리빌리언 내부 데이터를 보면 NEG → POS 변화는 실제로 매우 드문데, 이유는 명확합니다.
쓰리빌리언의 초기 분석이 견고하기 때문
유전체 분석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P/LP 변이가 있다”가 아니라, “이 변이가 지금 이 환자에게 질병을 일으키고 있는가?”
그래서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P/LP 변이가 있어도 보고하지 않습니다.
- 제공된 임상 정보에서 해당 변이가 예측하는 핵심 증상이 전혀 확인되지 않는 경우
- 성인 발병 질환과 연관된 유전자의 변이가 소아에서 incidental하게 발견된 경우 등
즉, 변이가 있어도 임상적으로 현재 의미가 없다면 보고하지 않는다는 원칙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증상이 없다’는 것이 정말로 없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기록되지 않은 것인지?
이 구분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핵심 증상이 없다면 왜 꼭 확인해야 할까?
- 샘플–환자 mismatch 가능성 확인
- 잘못된 variant interpretation 방지
최종적으로는 환자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 입니다.
✔️ 왜 이런 일이 생기는가?
- 의뢰서 임상 정보가 제한적일 수 있음
- 진료과에서 유전질환의 핵심 증상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음
- 검체 labeling error 가능성
따라서 쓰리빌리언의 초기 분석은 단순한 변이 나열이 아닙니다
- 변이가 환자의 증상을 설명하는지
- 중요한 임상 정보가 빠진 것은 아닌지
- 샘플 오류 가능성은 없는지
이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경우 초기 분석 단계에서 이미 필요한 해석이 대부분 이루어져, 이후 증상이 추가되더라도 결과가 크게 바뀌지 않는 것입니다.
그럼 앞으로는? 🔄 시스템을 활용한 전략적 관리
두 환자 사례는 임상 정보 업데이트가 ‘Dual diagnosis’라는 결정적인 확장을 이끌어낸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즉, 환자의 상태 변화에 대한 임상의의 세심한 관찰은 재분석의 진단율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결정적 요소입니다.
하지만 Part 2에서 다루었듯이, 증상 변화 없이 잦은 간격으로 재분석을 요청하는 것은 비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유전체 진단율을 극대화하는 해법은 ‘잦은 요청’이 아니라, 바로 ‘시스템을 활용한 전략적 관리’에 있습니다.
임상 업데이트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유전체 지식의 끊임없는 진화입니다. 새로운 유전 정보의 발표, 변이의 병원성 재분류 등 유전학 분야의 변화는 멈추지 않으며, 쓰리빌리언은 이러한 지식의 변화를 임상의가 일일이 파악하고 신경 쓸 필요 없도록 기술적으로 선제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재분석 요청 주기에 대한 고민을 덜어주는 동시에, 유전학적 진화에 맞춰 진단을 자동으로 업데이트하는 핵심 솔루션, 자동 재분석(Automated Reanalysis) 시스템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며 환자에게 진정한 장기적 혜택을 제공하는지 자세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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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yun Lee
임상유전학자/ 임상고객지원 :유전체 검사를 더 쉽고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고객에게 검사 선택부터 결과 해석, 증례 문의 등을 지원하며, 현장에서 들려오는 불편함을 더 나은 서비스로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