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콘드리아 질환은 ‘전형적인 환자’로 오지 않습니다.

Sookjin Lee
Chief Business Officer (CBO) | 생명과학 박사
정밀의료·유전체 분야에서 20년간 혁신을 이끌어온 비즈니스 전문가. 학술적 전문성과 시장 통찰력을 바탕으로 혁신 기술의 상업화와 가치 창출을 가속화합니다.
핵심 요약
- mtDNA 변이로 확진된 348명(2021년~현재)의 환자의 정보를 분석했습니다.
- 82%(286명) 에게는 젖산 상승, ragged-red fiber, 안근마비 등 전형적인 미토콘드리아 소견이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 파브리병이 의심되어 의뢰된 성인 환자 중 64명이 미토콘드리아 질환으로 진단됐고, 이 중 56명이 MELAS(MT-TL1) 였습니다.
- 확진 환자가 처음 방문했을 진료과는 소아신경과(29%), 안과(28%), 심장내과(23%) 순이며, 이 세 과가 전체의 79%를 차지했습니다.
- 348명 중 296명(85%)이 엑솜 기반 검사에서 확진됐습니다. 별도 mtDNA 패널은 시행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미토콘드리아 질환을 떠올리는 순간
미토콘드리아 질환이라고 하면 대개 이런 그림이 떠오릅니다.
“젖산이 올라가 있고, 근생검에서 ragged-red fiber가 보이고, 여러 장기를 동시에 침범하는 소아 환자”
문제는 이 그림이 그려져야 mtDNA 변이를 의심하기 시작한다는 데 있습니다. 그림이 그려지지 않으면 검사를 고려하지 않게 되고, 그 판단이 맞았는지 확인할 기회는 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반대 방향으로 확인해봤습니다.
이미 확진된 환자들은 검사 전에 어떤 모습이었는가. 3billion에서 2021년부터 지금까지 mtDNA 변이로 확진된 348명(38개국)의 임상 정보를 분석했습니다.
1. 확진 환자의 82%에게는 ‘미토콘드리아 소견’이 없었습니다
348명 중 젖산 상승, ragged-red fiber, 안근마비 등 전형적인 미토콘드리아 소견이 기록되지 않은 환자가 286명(82%) 이었습니다.
확진된 환자 다섯 중 넷은 미토콘드리아 질환을 의심할 단서가 없는 상태에서 확진된 셈입니다.
이 숫자가 말하는 것은 단순합니다. 전형적 소견은 미토콘드리아 질환의 필요조건이 아닙니다. 그것을 검사 진입 기준으로 삼으면, 실제 확진 환자의 대부분이 기준 아래로 떨어집니다.
2. 파브리병을 의심했는데, MELAS였습니다
가장 선명한 사례는 심장에서 나왔습니다.
국내 다기관 프로그램에서 리소좀 축적 질환(LSD), 특히 파브리병이 의심되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엑솜 검사가 의뢰됐습니다. 주된 소견은 좌심실비대, 심부전, 단백뇨, 이명, 사지 통증 — 파브리병을 떠올리게 하는 전형적인 조합이었습니다.
그중 64명이 파브리병이 아닌 미토콘드리아 질환으로 진단됐고, 56명이 MT-TL1 변이, 즉 MELAS였습니다.
이들에게는 젖산 검사도, 근생검도 시행되지 않았습니다. 미토콘드리아 질환을 의심해서 의뢰된 환자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GLA 단일 유전자 검사나 효소 활성 검사로 접근했다면, “음성, 원인 불명”으로 종결됐을 환자들입니다.
왜 겹치는가
MELAS의 약 80%를 차지하는 m.3243A>G 변이는 파브리병과 임상 양상이 상당 부분 겹칩니다.

겹치는 항목이 다섯 개입니다. 심장내과 외래에서 좌심실비대 + 단백뇨 + 이명 조합을 마주하면, 두 질환은 임상만으로 구분되지 않습니다.
감별에 가장 도움이 되는 단서는 두 가지입니다.
- 가계도 — 모계로만 전달되면 미토콘드리아입니다. 아버지에서 아들로 전달된 병력이 있으면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배제됩니다.
- 당뇨와 난청의 동반 — 파브리병에는 없는 조합이며, m.3243A>G의 또 다른 얼굴인 MIDD(모계 유전 당뇨·난청)의 핵심 소견입니다.
하나의 변이, 여러 개의 병명
같은 m.3243A>G 변이라도 그 변이가 어느 조직에 많이 분포하느냐에 따라 심근증, MELAS, 당뇨로 각기 다르게 발현합니다. 세포 하나에는 미토콘드리아가 수백에서 수천 개 있고, 변이를 가진 미토콘드리아의 비율(이형질성, heteroplasmy)이 조직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특정 과의 질환이 아닙니다. 같은 변이가 진료과마다 다른 병명으로 진단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3. 그렇다면 어떤 진료과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하는가
348명의 주 증상을 기준으로, 이 환자들이 처음 어느 과의 진료실에 앉았을지 배분해봤습니다. 세 개 과가 전체의 79%를 차지했습니다.
소아신경과 — 100명 (29%)
가장 큰 축이며, 이미 미토콘드리아 질환이 감별 목록에 들어 있는 영역입니다. Leigh 증후군, 영유아기 발달지연·경련·저긴장, MT-ATP6 관련 질환이 여기에 모입니다. 확진 환자의 중앙 연령은 생후 8개월에서 4세 사이로, 기재 증상 수가 평균 5개로 가장 많았습니다.
안과 — 97명 (28%)
주목할 만한 규모입니다. LHON 75명, NARP 17명이 특정 프로그램 없이 전 세계 여러 기관에서 독립적으로 의뢰된 건입니다.
특히 LHON 75명은 기재된 증상이 ‘시신경위축’ 하나뿐이었습니다. 중앙 연령 30세, 남녀비 3.2:1(남성 57명 : 여성 18명)로 성인 남성에 뚜렷하게 치우쳐 있습니다.
원인이 설명되지 않는 성인 시신경위축, 야맹, 진행성 시력저하에서 mtDNA는 높은 우선순위로 고려할 만합니다.
심장내과 — 79명 (23%)
앞서 다룬 사례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원인불명 좌심실비대의 감별 목록에는 사르코미어 HCM, 파브리병, ATTR 아밀로이도시스, Danon병과 함께 미토콘드리아 질환(m.3243A>G) 이 이미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분석은 새로운 질환을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목록의 마지막 항목이 실제로 얼마나 확인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외에 소아혈액종양(원인불명 범혈구감소 → Pearson 증후군), 신장내과, 이비인후과, 내분비내과에서도 확진 사례가 나왔습니다.
4. 진료실에서 쓸 수 있는 패턴 정리

한 가지 덧붙이면, 확진 348건의 81%가 단 5개 유전자(MT-TL1, MT-ND4, MT-ATP6, MT-ND6, MT-TS1)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mtDNA 질환은 넓게 흩어져 있지 않습니다.
5.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 엑솜 캡처 키트에 mtDNA를 넣었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시면 한 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미토콘드리아 질환을 의심하지 않은 환자에게서 어떻게 mtDNA 변이가 확인됐는가.
348명 중 296명(85%)이 엑솜 기반 검사에서, 42명(12%)이 게놈 검사에서 확진됐습니다. 별도의 mtDNA 표적 패널은 시행되지 않았습니다.
3billion은 자체 엑솜 캡처 키트 설계 단계에서 미토콘드리아 유전체 전장을 포함시켰습니다. 엑솜 검사를 시행하면 핵 유전자와 mtDNA가 한 번에 함께 읽히고 해석되는 구조입니다.
이 설계가 실제로 만들어낸 차이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의심하지 않아도 확인됩니다. 검사 범위가 의뢰 시점의 의심 질환에 묶이지 않기 때문에, 파브리병을 의심하고 의뢰한 환자에게서 MELAS가 확인될 수 있었습니다. 별도 패널 구조에서는 의심해야만 검사할 수 있고, 의심하지 않은 진단은 나올 수 없습니다.
둘째, mtDNA 대규모 결실도 검출됩니다. SNV뿐 아니라 Pearson 증후군·Kearns-Sayre 증후군의 원인이 되는 대규모 결실 10건이 같은 검사에서 확인됐습니다.
셋째, 핵 유전자와 mtDNA를 동시에 봅니다. 348명 중 35명(10%)에서 mtDNA 변이와 함께 핵 유전자 소견이 확인됐습니다. MT-TL1과 TTN, MT-TL1과 GLA, MT-TK와 PMP22가 함께 나온 사례들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핵 유전자 패널과 mtDNA 검사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접근으로는, 두 축 중 하나에서 멈추게 됩니다.
검사를 나누지 않았기 때문에 진단이 나뉘지 않았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별도 mtDNA 패널 없이 엑솜만으로 충분한가요? 이 분석에서 확진된 348명 중 296명(85%)이 엑솜 기반 검사에서 확인됐습니다. 3billion의 엑솜 캡처 키트에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체 전장이 포함되어 있어, 추가 검사 없이 mtDNA가 함께 분석됩니다.
Q. mtDNA 대규모 결실(single large-scale deletion)도 검출되나요? 네. Pearson 증후군, Kearns-Sayre 증후군 등 대규모 결실로 인한 질환 10건이 같은 검사에서 확인됐습니다.
Q. 핵 유전자 질환과 미토콘드리아 질환이 동시에 있을 수도 있나요? 348명 중 35명(10%)에서 mtDNA 변이와 핵 유전자 소견이 함께 확인됐습니다. 두 검사를 나누어 순차적으로 진행하면 먼저 나온 소견에서 검사가 종료되어, 나머지 하나를 놓칠 수 있습니다.
Q. 어떤 검체가 적합한가요? 일반적인 검체(구강상피 도말, 혈액, DBS 등)로 검사가 가능합니다. 다만 m.3243A>G의 경우 혈액에서 변이 비율(heteroplasmy)이 낮게 측정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져 있어, 성인 환자에서는 구강상피 도말 등이 함께 고려됩니다. 증례별 검체 선택은 문의해 주시면 안내드리겠습니다.
Q. 이 분석으로 미토콘드리아 질환의 진단율이나 유병률을 알 수 있나요? 아닙니다. 이 분석은 확진된 348명만을 대상으로 한 구성 분석입니다. 전체 검사 건수를 분모로 한 진단율이나 인구 집단의 유병률을 산출한 것이 아니며, 그러한 해석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Q. 미토콘드리아 질환이 의심되지 않는 환자에게도 검사를 고려해야 하나요? 이 분석이 보여주는 것은 확진 환자의 82%가 전형적 소견 없이 진단됐다는 사실입니다. 전형적 소견의 부재가 미토콘드리아 질환의 배제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는 의미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검사 여부의 판단은 임상적 맥락에 따라 주치의께서 결정하실 사항입니다.
정리하며
이 분석은 미토콘드리아 질환이 얼마나 흔한지를 말하지 않습니다. 확진된 348명만을 본 것이므로 유병률이나 진단율을 계산할 수 없고, 그럴 의도도 없습니다.
다만 확진된 환자들이 실제로 어떤 모습이었는지는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 82%는 전형적인 미토콘드리아 소견 없이 확진됐습니다.
- 시신경위축 한 줄로 확진된 환자가 75명입니다.
- 파브리병을 의심하고 의뢰한 환자 중 64명이 미토콘드리아 질환이었습니다.
- 이들 대부분은 별도의 mtDNA 검사 없이, 엑솜 검사 한 번으로 확인됐습니다.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전형적인 환자의 모습으로 찾아오지 않습니다. 검사가 그 전형성을 전제하지 않을 때, 진단은 더 자주 도착합니다.
본 분석은 3billion에서 mtDNA 변이로 확진된 348건의 비식별 집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합니다. 개별 환자를 식별할 수 있는 정보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