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독노트 #2] ROH와 UPD의 차이: 유전체 분석에서의 임상적 의미

유전체 시퀀싱 결과에서 변이가 대부분 동형접합으로 나타나는 긴 구간이 관찰될 때가 있습니다. 이러한 동형접합영역(ROH, Region of Homozygosity) 은 환자의 유전 양상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며,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유전 기전을 찾는 출발점이 되기도 합니다.
큰 ROH를 만들 수 있는 대표적인 기전 중 하나가 단친이염색체(UPD, Uniparental Disomy) 입니다. 그러나 ROH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UPD인 것은 아니며, 반대로 UPD가 있다고 해서 항상 ROH가 나타나는 것도 아닙니다. 유전체 데이터에서 검출된 ROH를 해석할 때 이 구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큰 ROH가 발견되면 무조건 UPD로 진단할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ROH 자체는 진단이 아니라 유전체적 관찰 결과입니다. 큰 ROH는 양쪽 부모가 동일한 조상의 염색체 분절을 물려준 IBD(Identity by descent)나 혈연 관계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일 염색체에 국한된 매우 큰 ROH가 관찰된다면 UPD(특히 UPiD)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Q2. ROH 분석만으로 모든 형태의 UPD를 검출할 수 있나요?
A. 어렵습니다. 동형 이염색체성(UPiD)은 두 복제본이 동일한 상동 염색체에서 유래하므로 뚜렷한 ROH를 만들어 비교적 탐지가 용이합니다. 반면 순수한 이형 이염색체성(UPhD)은 이형접합성(heterozygosity)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ROH 유무를 검출하는 방식만으로는 식별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Q3. ROH에서 UPD가 의심되면 어떤 추가 검사가 필요한가요?
A. ROH만으로는 부모 기원을 알 수 없으므로 부모 유전형 분석(parental genotype) 또는 부모 기원 분석(parent-of-origin analysis)이 필요합니다. 각인 질환 영역이 관련된 경우처럼 적절한 상황에서는 메틸화 검사(methylation testing)를 함께 시행해 UPD의 실제 존재 여부와 부모 기원을 확인합니다.
1. ROH(동형접합영역)란 무엇인가요?
ROH(Region of Homozygosity)는 이형접합성이 거의 또는 전혀 없이 다수의 동형접합 변이를 포함하는 연속적인 유전체 세그먼트입니다. 다시 말해, 이 영역 내의 두 염색체 복제본이 고도로 유사한 서열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ROH는 여러 기전을 통해 형성될 수 있습니다. 흔한 원인 중 하나는 양쪽 부모가 동일한 조상의 염색체 분절을 물려받아 자녀에게 전달하는 IBD(Identity by descent) 입니다. 이런 이유로 ROH의 개수, 크기, 염색체 분포는 부모의 혈연 관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 여러 염색체에 걸쳐 다수의 큰 ROH가 분포한다면, 부모의 혈연 관계나 공유된 조상을 시사할 가능성이 큽니다.
- 반면 단일 염색체에만 국한되어 나타나는 매우 큰 ROH는 단친 동형 이염색체성(uniparental isodisomy)을 포함한 다른 기전을 의심해 볼 근거가 됩니다.
중요한 점은 ROH 자체가 질환을 뜻하는 진단명이 아니라 ‘유전체적 관찰 결과’ 라는 것입니다. 그 임상적 의미는 ROH가 정확히 어느 위치에 발생했는지, 그리고 그 내부에 어떤 유전자나 조절 영역이 포함되어 있는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ACMG 기술 표준의 관점 ACMG 기술 표준(Gonzales PR, et al., 2022)은 SNP 기반 염색체 마이크로어레이(chromosomal microarray), 엑솜 시퀀싱(ES), 전장유전체 시퀀싱(GS) 이 큰 ROH를 식별할 수 있으며, 이러한 영역의 분포 양상이 혈연 관계(consanguinity) 또는 UPD 가능성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2. UPD(단친이염색체증)란 무엇인가요?
정상적인 경우 개인은 각 상염색체의 복제본 하나를 어머니로부터, 다른 하나를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습니다. 그러나 UPD(Uniparental Disomy) 는 두 상동 염색체, 또는 특정 염색체 영역의 두 복사본이 모두 동일한 부모로부터 유래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즉, ROH가 두 복제본 사이의 ‘서열 유사성’을 설명한다면, UPD는 두 복제본의 ‘부모 기원’을 설명합니다. UPD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구분되며, 이 구분이 ROH와의 관계를 이해하는 핵심입니다.

단친 동형 이염색체성 (Uniparental isodisomy, UPiD)
동일한 부모 염색체(또는 그 분절)의 두 복제본이 존재하는 형태입니다.
어머니: A / B → 자녀: A / A
두 복제본이 동일한 상동 염색체에서 기원하므로 해당 영역은 동형접합이 됩니다.
→ UPiD는 일반적으로 ROH를 동반합니다.
이는 임상적으로 중요한 또 다른 결과로 이어집니다. 한쪽 부모만 보유한 병원성 열성 대립유전자가 자녀에서 동형접합 상태가 되어 상염색체 열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단친 이형 이염색체성 (Uniparental heterodisomy, UPhD)
자녀가 동일한 부모로부터 서로 다른 두 상동 염색체를 모두 물려받는 형태입니다.
어머니: A / B → 자녀: A / B
부모 기원은 동일하지만 두 염색체 자체는 동일하지 않습니다.
→ UPhD는 감지 가능한 ROH를 생성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ROH와 UPD를 구분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동형접합 영역을 찾는 방식으로 UPD를 검출하는 방법은 본질적으로 순수한 이형 이염색체성보다 동형 이염색체성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3. ROH와 UPD의 결정적 차이 비교
두 개념은 임상적으로 교차하지만, 상호 대체할 수 있는 용어는 결코 아닙니다. ROH는 유전체 서열의 유사성을, UPD는 염색체의 부모 기원을 설명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두 개념은 ROH = UPD 로 해석해서는 안 되며, 다음과 같이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ROH (유전체적 관찰)
↓ 분포와 위치를 평가
잠재적 UPD 후보
4. 임상적 관점: 이 구분이 왜 중요할까요?
UPD는 크게 두 가지 기전을 통해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4-1. 유전체 각인(Genomic imprinting)
대부분의 상염색체 유전자는 어머니와 아버지 중 어느 쪽에서 유래했는지가 발현을 결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부 유전자는 각인(imprinted) 되어 있어 발현이 부모 기원에 따라 달라집니다. 따라서 동일한 부모로부터 각인 영역의 복사본 두 개를 모두 물려받으면, 부모 기원 특이적 유전자 발현의 정상적인 균형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이 기전은 6번, 7번, 11번, 14번, 15번, 20번 염색체 등이 관여하는 잘 알려진 각인 질환에서 확인됩니다. 예를 들어 15번 염색체의 UPD는 부모 기원에 따라 프래더-윌리 증후군(Prader-Willi syndrome) 또는 엔젤만 증후군(Angelman syndrome) 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4-2. 상염색체 열성 변이의 발현(Unmasking)
한쪽 부모가 병원성 열성 대립유전자를 보인자(carrier) 형태로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부모: A / a (a = 병원성 열성 대립유전자)
↓ UPiD
자녀: a / a
다른 쪽 부모가 해당 변이를 보유하지 않더라도, UPiD를 통해 자녀는 병원성 복제본 두 개를 갖게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일 염색체의 큰 ROH 내부에 위치한 동형접합 병원성 변이가 관찰된다면, UPD를 잠재적 기전으로 평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5. ROH 검출에서 UPD 해석까지

유전체 시퀀싱에서 식별된 거대한 ROH는 그 자체만으로 UPD를 확정하는 증거는 아닙니다. ROH의 크기, 염색체 내 분포, 유전체적 위치, 그리고 임상적으로 관련된 영역과의 중첩 여부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다음 세 가지 패턴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6. GEBRA는 ROH와 UPD를 어떻게 다루나요?
GEBRA는 동형접합 영역의 검출과 그 잠재적 임상 해석을 명확히 구분해 제시합니다.
- ROH 검출 및 기본 평가 환자에서 확인된 ROH를 제시해, 사용자가 해당 영역의 크기와 유전체 분포(다수 염색체 vs 단일 염색체)를 먼저 확인할 수 있도록 합니다.
- UPD 후보 표시 검출된 ROH 영역이 알려진 각인 질환(imprinting disorder) 영역과 중첩되고 사전 정의된 임계값을 초과하는 경우, 해당 영역은 UPD variant 탭에 후보로 함께 표시됩니다.
즉, 워크플로우는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ROH 검출
↓
크기 및 유전체 위치 평가
↓
알려진 각인 질환 영역과의 중첩 확인
↓
잠재적 UPD 후보로 표시
이러한 구성은 ROH를 UPD의 ‘확정적 증거’가 아니라 ‘평가를 시작하는 단서’ 로 다루기 위한 것입니다.
다만 해석 시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ROH 기반 분석은 UPD 중 isodisomy 성분을 주로 포착합니다. 순수한 UPhD는 이형접합성을 유지하므로 ROH 검출만으로는 식별되지 않을 수 있으며, 이 한계를 전제로 결과를 해석해야 합니다.
데이터의 특성을 이해하는 정확한 해석
ROH와 UPD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보이지만, 유전체학적으로 근본이 다른 현상을 설명합니다.
ROH는 두 염색체 복제본이 얼마나 비슷한지를 알려주고, UPD는 그 두 복제본이 어디서 왔는지를 알려줍니다.
큰 ROH는 공유된 조상에서 비롯될 수도 있고 단친 동형 이염색체성에서 비롯될 수도 있으며, 반대로 이형 이염색체성 UPD는 큰 ROH 없이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일 염색체에서 발견된 큰 ROH, 혹은 각인 질환 영역과 중첩되는 ROH는 UPD 확정이 아니라 UPD 평가의 출발점으로 보아야 합니다.
임상 현장에서는 이러한 유전체적 단서를 바탕으로 부모 유전형 분석이나 메틸화 검사 등 추가 검증을 병행해, UPD의 실제 존재 여부와 부모 기원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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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H의 크기와 염색체 분포 확인부터 각인 질환 영역 중첩에 따른 UPD 후보 표시까지, GEBRA가 해석 흐름을 그대로 지원합니다.
참고문헌
- Gonzales PR, et al. Interpretation and reporting of large regions of homozygosity and suspected consanguinity/uniparental disomy, 2021 revision: A technical standard of the American College of Medical Genetics and Genomics (ACMG). Genetics in Medicine. 2022;24:255–261.
- Benn P. Uniparental disomy: Origin, frequency, and clinical significance. Prenatal Diagnosis. 2021;41:564–572.
- Kawashima S, et al. Uniparental disomy as a cause of pediatric endocrine disorders. Clinical Pediatric Endocrinology. 2018.
- Liehr T. Cytogenetic contribution to uniparental disomy (UPD). Molecular Cytogenetics.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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