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이식과 수혈 환자는 왜 혈액으로 검사가 불가능한가요?
- 유전자 검사 | 25. 11. 10

1편에서는 유전자 검사 샘플의 3총사(혈액, 구강, DBS)를 비교하며 “혈액이 Gold Standard”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반드시 혈액을 피해야 하는 상황 두 가지를 파헤쳐 보겠습니다.
1. 골수이식 (BMT) 환자 – “피의 주인이 바뀝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비유를 들어보겠습니다. 우리 몸의 골수(Bone Marrow)는 ‘혈액 공장’입니다. 이 공장에서 내 DNA 설계도(Germline)를 바탕으로 백혈구, 적혈구 등을 찍어냅니다.
✅ 골수이식이란 무엇인가?
치료를 위해, 항암/방사선으로 환자(A)의 혈액 공장을 Shutdown시킵니다. 그 후에 기증자(B)의 건강한 혈액 공장(조혈모세포)을 통째로 이식합니다.
✅왜 혈액 검사가 100% 오류인가?
이식이 성공하면, 환자(A)의 몸속에는 B의 DNA 설계도로 혈액을 생산합니다.
- 환자(A)의 혈액을 뽑아 검사하면? -> 100% 기증자(B)의 DNA가 나옵니다.
- 만약 남성(XY) 환자가 여성(XX)의 골수를 이식받았다면? -> 환자의 혈액 유전자 검사 결과는 ‘정상 여성(XX)’으로 나옵니다.
- 우리가 찾으려던 환자(A)의 타고난 유전병 정보는 그 피 속에 단 1%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이처럼 한 몸에 두 사람의 유전 정보가 공존하는 상태를 ‘키메라(Chimerism)’라고 부릅니다.
✅그럼 대안은? -> ‘구강상피세포’
“그럼 이 환자들은 유전자 검사 못 하나요?” 아닙니다. ‘구강상피세포(Buccal Swab)’로 가능합니다. 왜 일까요?
- 태생이 다릅니다: ‘혈액 공장’과 ‘뺨 안쪽 점막(상피) 공장’은 태아 시절부터 완전히 다른 줄기세포(중배엽 vs 외배엽)에서 유래합니다.
- 이식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골수이식은 오직 ‘혈액 공장’만 교체하는 시술입니다. ‘뺨 공장’은 전혀 건드리지 않습니다.
- 결과: 뺨 세포는 이식과 상관없이, 여전히 100% 환자(A) 고유의 DNA를 가지고 있습니다.
1. 골수이식 환자의 혈액 = 기증자(B)의 DNA
2. 골수이식 환자의 구강 = 환자(A)의 DNA
- 따라서 골수이식 환자의 Germline 검사는 반드시 구강상피세포로 해야 합니다.
2. 최근 수혈 환자 – “피가 잠시 오염됩니다”
수혈은 골수이식과는 다릅니다. ‘공장’을 바꾸는 게 아니라, 부족한 ‘완제품(혈액)’을 잠시 빌려 쓰는 거죠.
✅ 왜 혈액 검사가 안 되는가?
수혈용 혈액(적혈구 팩)에도 소량의 기증자 백혈구(DNA)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수혈을 받으면, 환자(A)의 혈액에 여러 기증자(B, C, D…)의 DNA가 섞여 들어옵니다.
- 결과: [환자 DNA] + [기증자 B DNA] + [기증자 C DNA] …
- 이 ‘오염된’ 샘플을 검사하면, 기계는 여러 사람의 DNA가 뒤섞인 신호를 읽게 됩니다. 환자의 변이를 놓치거나(False Negative), 기증자의 변이를 환자의 것으로 오인(False Positive)할 수 있습니다.
✅ 적혈구와 혈소판만 분리해서 수혈 받으면 괜찮은가?
이론적으로는 적혈구와 혈소판에는 gDNA가 없어서 괜찮은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백혈구를 제거(Leukoreduction)한다는 것은 백혈구 수를 기준치 이하로 낮추는 것이지, Zero로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즉 소량이지만 여전히 기증자의 백혈구는 섞여 있습니다.
- Zero는 기술적으로 불가능: 더군다나 NGS 검사는 소량의 DNA를 증폭하는 과정이 있고, 민감도가 높아 chimerism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 결론: 가급적이면 수혈 받은 경험이 있다면 동일하게 4주 이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왜 4주(1개월) 지나면 괜찮은가? -> “면역계의 대청소”
다행히 이 ‘오염’은 영구적이지 않습니다. 4주라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는 이유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청소’를 끝내기 때문입니다.
- 적군으로 인식: 환자(A)의 면역체계는 들어온 기증자(B, C, D)의 백혈구를 “침입자(Non-self)”로 인식하고 즉시 공격하여 파괴합니다.
- 짧은 수명: 설령 공격을 피하더라도, 백혈구 자체의 수명이 며칠에서 몇 주로 매우 짧아 자연사합니다.
- 정말 4주가 불가피 하다면 최소 기간은? 2주가 최선
4주라는 시간은, 이 ‘손님 DNA’들이 환자의 면역 시스템에 의해 완전히 청소되고, 100% 환자 본인의 혈액으로 다시 채워졌다고 확신할 수 있는 안전한 대기 시간(Safety Buffer)입니다.
요약
유전자 검사를 하기 전, 의료진에게 이 두 가지를 꼭 알려야 합니다.

환자의 정확한 병력(History)을 아는 것이야말로, 정확한 유전자 검사의 첫걸음입니다.
검체 팁 시리즈를 모두 살펴보세요!
1️⃣ 유전자 검사에 활용되는 샘플 별 특징 – 혈액, 구강, DBS 완벽 비교
2️⃣ 골수이식과 수혈 환자, 왜 혈액이 불가능한가요?
3️⃣ Buccal Swab의 함정 – “뺨을 긁었는데 왜 다른 DNA가 나와?”
4️⃣ 검체 불량 1순위 – “EDTA에 담긴 혈액, 왜 굳어 버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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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kjin Lee
기술 및 시장 통합 전문가 | 글로벌 헬스케어 혁신 유전체 데이터 기반 의료 분야에서 15년 이상 경력을 쌓은 저는 좋은 기술을 시장 요구에 맞춰 영향력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전문 지식을 시장 눈높이에 맞춰 전달하고, 새로운 시장으로의 확장을 촉진하여 더 나은 삶을 살게 만들고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