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칠 뻔한 진단을 다시 끌어올리다 – 3ASC가 바꾼 자동 재분석의 기준
- 제품 | 25. 12. 23
시간이 흐르면서 연구 논문과 데이터베이스는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그 과정에서 과거의 VUS가 P/LP(병원성/잠재적 병원성)으로 재분류되는 사례도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기적인 재분석(Reanalysis)은 점점 더 중요한 과정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재분석이 효과적이려면, 새롭게 바뀐 기준이나 지식을 기반으로 해당 변이를 다시 포착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초기 자동 재분석 시스템은 주로 증상 유사도(symptom similarity)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당시 임상적 맥락을 반영한 합리적인 접근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더 풍부한 데이터와 모델링 기법이 등장했고, 이에 맞춰 재분석 시스템도 한 단계 더 발전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쓰리빌리언은 이러한 변화에 맞춰 AI 기반 병원성 예측 모델 3ASC를 자동 재분석의 새로운 핵심 기준으로 도입했습니다. 이전보다 훨씬 더 정교하게 변이를 선별할 수 있게 되어, 업데이트된 지식이 실제 환자 진단에 빠르게 반영될 수 있도록 개선되었습니다.
아래 세 가지 실제 사례는 이 변화가 기술적 진화를 통해 어떤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들어냈는지 보여줍니다.
(초기 분석: 2022~2023년 / 자동 재분석: 2025년 10월)
사례 1. 병원성으로 재분류돼도, 증상이 너무 적으면 사라질 수 있다
알려진 증상이 발작 뿐이었던 영아와 PNPO 변이
상황
생후 6개월 여아. 확인된 증상은 단 하나, 뇌병증(epilepsy)뿐이었습니다. 아직 발달 정보도, 신경학적 특징도 충분히 쌓이지 않은 시기였습니다.
초기 검사 결과
PNPO 유전자에서 의미가 불확실한 변이(VUS) 1개가 발견되었지만, 당시에는 증상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판단되어 결과는 Negative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생긴 변화
이후 연구와 환자 데이터가 쌓이며 이 변이는 병원성 가능성이 높은 변이(LP)로 재분류되었습니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했습니다
PNPO 결핍에서 흔히 기대되는 특징적인 증상들이 이 아이에게는 거의 없었습니다. 증상 유사도 기준만 적용했다면, 이 변이는 재분석 대상 기준을 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3ASC는 무엇을 달리 봤을까
3ASC는 증상의 개수보다, 변이 자체가 가진 병원성 신호를 중심으로 이 변이를 최우선 후보로 올렸습니다.
결론
👉 병원성으로 재분류돼도, 증상이 너무 적으면 다시 보지 못할 수 있다.
3ASC 덕분에 이 PNPO 변이는 재분석 과정에서 다시 검토되었고, 아이의 증상을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단서가 되었습니다.
사례 2. 병원성으로 재분류돼도, 비특이적 증상에 의해 우선순위에서 놓칠 수 있다
발달지연만 있던 아이와 COQ7 변이
상황
생후 14개월 여아. 임상 정보는 발달지연과 특별한 의미를 특정하기 어려운 비특이적 MRI 변화, 이 두 가지뿐이었습니다.
초기 검사 결과
COQ7 유전자에서 두 개의 변이가 확인되었고, 각각 부모로부터 하나씩 물려받은 형태였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두 변이 모두 VUS로 분류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생긴 변화
이후 축적된 연구와 데이터에 따라 두 변이는 각각 Pathogenic과 Likely Pathogenic으로 재분류되었습니다.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발달지연과 비특이적 MRI 소견은 임상적으로 매우 흔합니다. 증상 유사도 기준만 적용했다면, 이 COQ7 변이는 자동 재분석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렸을 가능성이 큽니다.
3ASC는 무엇을 달리 봤을까
3ASC는 증상의 흔함과 무관하게, 해당 변이가 가진 병원성 신호 자체를 근거로 이 변이를 재분석에서 상위 후보로 끌어올렸습니다.
결론
👉 병원성으로 재분류돼도, 증상이 흔하면 자동 재분석에서 충분히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
3ASC는 이 COQ7 변이가 재분석 과정에서 놓치지 않도록 우선순위에 올려 주었고, 그 결과 아이의 발달지연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로 이어졌습니다.
사례 3. 병원성으로 재분류돼도, 모든 증상을 설명하지 못하면 제외될 수 있다
난청은 설명했지만, 나머지는 설명할 수 없었던 LOXHD1 변이
상황
13세 여성 환자. 저신장, 빠른 골연령,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여러 증상이 함께 있었지만, 하나로 묶이지는 않았습니다.
초기 검사 결과
난청과 연관된 LOXHD1 유전자에서 변이가 발견되었지만 VUS변이였고, 나머지 증상은 설명되지 않아 결과는 Negative였습니다.
시간이 지나 생긴 변화
이 변이는 이후 병원성 가능성이 높은 변이(LP)로 재분류되었고, 난청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이 가능해졌습니다.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저신장과 빠른 골연령은 LOXHD1과 잘 맞지 않습니다. 모든 증상을 함께 넣어 유사도를 계산하면,
오히려 점수가 낮아져 자동 재분석 대상에서 제외될 위험이 있었습니다.
3ASC는 무엇을 달리 봤을까
3ASC는 “모든 증상을 설명하는가”가 아니라, “확실히 설명할 수 있는 변이가 있는가”를 먼저 보았습니다. 그 결과 이 변이는 재분석 대상에서 살아남았습니다.
결론
👉 병원성으로 재분류돼도, 모든 증상을 설명하지 못하면 다시 보지 못할 수 있다.
3ASC는 이 변이를 놓치지 않았고, 진단은 Negative에서 Inconclusive로 한 단계 이동했습니다.
완벽한 답은 아니었지만, 진단은 분명히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이 세 사례가 공통으로 말해주는 것
병원성으로 재분류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 변화를 실제로 “다시 보게 만드는 시스템”이 있어야 진단은 움직입니다.
3ASC는 증상이 적어도 / 증상이 흔해도 / 모든 증상이 맞지 않아도
“다시 봐야 할 병원성 변이”를 시스템 밖으로 밀려나지 않게 붙잡아 줍니다.
임상유전학자로서 우리는 환자의 증상이 변화하거나, 문헌과 데이터베이스가 업데이트될 때마다 이전에 의미가 불확실했던 변이가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는 순간들을 종종 경험합니다. 자동 재분석은 이러한 변화를 실제 진단에 반영할 수 있도록 돕는 임상적으로 매우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도구입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연구와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더 많은 환자들에게 의미 있는 단서들이 발견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 자동 재분석이 중요한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 믿습니다.
시리즈를 마치며 – 재분석을 다시 바라보다
이번 「쓰리빌리언의 재분석」 시리즈 다섯 편에서 우리는, 유전체 검사가 한 시점의 결과로 끝나는 검사가 아니라 시간과 함께 의미가 계속 변하고 확장되는 과정이라는 점을 여러 각도에서 살펴보았습니다.
Part 1에서는 VUS와 미진단 사례가 남을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연구와 데이터베이스, 가이드라인이 쌓일수록 유전자 검사의 가치가 커진다는 점, 그리고 문헌이 보여주는 재분석의 추가 진단율을 정리하며 “왜 재분석이 필수적인가”라는 질문에 답해 보았습니다.
Part 2에서는 단순히 데이터를 다시 돌려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phenotype 정보가 들어왔을 때 진단의 방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다뤘습니다. 어떤 임상 업데이트가 실제로 재분석에 의미가 있는지, 어떤 변화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지, 또 대략 2–3년 간격의 재분석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근거까지 함께 살펴보며
“언제, 무엇을, 어떻게 업데이트할 것인가”라는 현실적인 질문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Part 3에서는 두가지 사례를 통해 임상 정보 업데이트가 dual diagnosis로 해석이 확장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드렸습니다. 동시에, 쓰리빌리언의 초기 분석이 단순한 변이 나열이 아니라 현 시점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것만 선별하는 보수적·견고한 해석 과정임을 설명하며, NEG → POS가 드문 이유, 기록되지 않은 증상과 실제로 없는 증상을 구분해야 하는 이유도 함께 짚어보았습니다.
Part 4에서는 수만 건의 샘플과 수십억 개의 변이를 대상으로 지식 업데이트를 자동으로 반영하는 자동 재분석 시스템의 구조를 소개했습니다.
진단 가능성이 높은 상황을 여러 시나리오로 분류해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방식, 그리고 증상 유사도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변이를 보완하기 위해 AI 기반 병원성 예측 모델(3ASC)을 도입하게 된 배경과 그 효과를 이야기했습니다. 임상의가 모든 업데이트를 직접 따라잡지 않아도 되도록 “시스템을 활용한 전략적 관리”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답이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Part 5에서는 세 가지 사례를 통해, 증상이 적거나 비특이적이거나, 하나의 유전자가 모든 표현형을 설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AI기반의 자동 재분석이 “놓칠 뻔한 변이”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음을 살펴보았습니다.
임상유전학자의 시각에서 보면, 재분석은 “예전에 했던 분석을 다시 확인하는 번거로운 절차”라기보다, 환자의 경과와 의학적 지식의 변화를 진단에 연결해 조금 더 정확한 답에 가까워지기 위한, 현실적이고도 필수적인 도구입니다.
이 시리즈가 재분석을 고민하고 계신 선생님들께 언제 어떤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어떻게 시스템을 활용하면 환자에게 더 큰 진단적 이득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 작지만 구체적인 방향을 드리는 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한 번의 검사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환자의 진단 가능성은 계속 열려 있다는 점만큼은 이 다섯 편의 글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해졌기를 바랍니다.
재분석이 더 궁금하신가요?
쓰리빌리언 임상유전학자가 전하는 재분석 이야기를 더 읽어보세요.
- 쓰리빌리언의 재분석 Part 1: 유전자 검사는 끝이 아니다 – 왜 재분석이 필요할까?
- 쓰리빌리언의 재분석 Part 2: 새로운 임상정보가 진단의 방향을 바꾼다 — Phenotype 업데이트 기반 재분석의 핵심 가치
- 쓰리빌리언의 재분석 Part 3: 임상 업데이트에 따라 진단은 계속 확장된다 – 사례로 살펴보기
- 쓰리빌리언의 재분석 Part 4: 임상유전학자의 ‘제 3의 눈’ : AI 자동 재분석이 여는 진단의 새로운 가능성
- 쓰리빌리언의 재분석 Part 5: 놓칠 뻔한 진단을 다시 끌어올리다 – 3ASC가 바꾼 자동 재분석의 기준 (현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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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yun Lee
임상유전학자/ 임상고객지원 :유전체 검사를 더 쉽고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고객에게 검사 선택부터 결과 해석, 증례 문의 등을 지원하며, 현장에서 들려오는 불편함을 더 나은 서비스로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